외국인·기관, 삼성전자 3조 넘게 팔더니 개미가 다 받았네…외국인 장바구니엔 바이오·2차전지株

8월 증시 동향…외국인, 이달 2.6조 순매도
삼성전자 팔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순매수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Buy) 코리아’ 기조였던 외국인 투자자가 한 달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3조원 넘게 내다판 삼성전자 주식을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670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5조2691원, 지난달 1조7155억원을 순매수해왔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지난달 2900선에 근접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타며 현재 2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한 달간 기관은 국내 증시에서 919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 투자자는 3조35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도 개인·외국인과 기관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달 개인 순매수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3조152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1조9006억원, 1조4793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이들이 던진 매물을 개인들이 대부분 받아낸 셈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2조원 넘게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려놓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행보다.


외국인의 장바구니에는 바이오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담겼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289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현대차(2800억원), LG에너지솔루션(2055억원), 크래프톤(1652억원), POSCO홀딩스(1011억원) 순으로 담았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제약·바이오주에 투자심리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27일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며 3년 만에 ‘황제주’(주당 100만원 넘는 주식) 자리에 복귀했다.

같은날 알테오젠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와 달리 개인은 반도체 종목들을 대거 담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도 1조1798억원어치를 담아 순매수 2위에 올렸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061억원), NAVER(1947억원), 한미반도체(1931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다만 개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인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11.80%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 8만원을 돌파했지만, 하루 만에 7만원대로 내려왔다.

엔비디아 실적 경계심리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주가는 전날 공개된 엔비디아 실적 실망감에 3%대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수급 약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지금과 같은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대안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당 원화값 오름세를 고려하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시켜 수급 영향력의 추가적인 약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여러 측면에서 모멘텀의 약화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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