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경쟁하고 성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만들겠습니다.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중산층 확대'를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걸었다.
이날 공식 출정식으로 미국의 운명을 걸고 진보 흑인여성과 보수 백인남성이 맞붙는 '75일간의 혈투'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모두 이렇다 할 경제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카멀라노믹스의 키워드는 돌봄경제 강화와 가격통제, 법인세 인상 등이 꼽힌다.
큰 틀에서는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장려하는 '바이드노믹스'를 계승하되 기업들을 압박해 물가를 낮추고 사회 안전망 구축에 공을 들이면서 차별화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산층을 구축하는 것이 내 대통령직의 결정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으로서 노동자와 소상공인, 기업가를 하나로 모으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유권자 표심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된 탓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산층을 부흥시키기 위한 열쇠를 '제조업 일자리 창출'로 잡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물가 잡기'를 선택했다고 짚었다.
법인세를 올리고 중산층 세금을 감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가 사실상 중산층 부담을 연간 4000달러 가까이 높일 수 있다고 공격했다.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20%를 부과한다는 보편적 관세가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식 세금 인상 대신 미국인 1억명 이상에게 혜택을 줄 중산층 감세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그는 중산층을 파괴하고 안전하지 않으며 (여러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물가 안정과 중산층 지원 외에 다른 경제정책이 마땅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보고 가격상한선을 정하려는 시도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카뮤니즘(카멀라와 공산주의의 합성어)'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시카고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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