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엔화 약세 현상 속에서 달러당 엔화값이 또다시 급락하며 160엔대에 진입했다.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장 초반 158엔대에서 거래되다 오전 10시 30분께 160엔대까지 움직였다.


이날 일본은 휴일이어서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거래가 없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거래가 이뤄졌는데 물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크게 출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께 엔화값은 4엔 넘게 급등하며 155엔대에서도 거래됐다.

순간적인 엔화 매입 움직임이 커지면서 엔화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오후 4시쯤에는 157엔대 초반에 거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장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마침내 엔화 매수를 통해 개입에 나섰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에 대한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잇달아 구두 개입을 했지만 엔화값 추락을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환율 개입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금은 노 코멘트"라고 밝혔다.

시장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재무성의 5월 말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엔화는 이날 유로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여 유로당 엔화값이 한때 171엔에서 형성됐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치다.


이 같은 '슈퍼 엔저'로 원화값도 출렁였다.

이날 오전 엔화값이 160엔대로 추락하자 달러당 원화값도 하락폭을 키우며 장중 1384.4원까지 떨어졌다.

원화값은 장중 10.3원가량 요동쳤고, 오후 들어 소폭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1.7원 내린 1377원에 거래를 마쳤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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