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달러당 154.85엔 터치…1990년 이후 처음
日 재무상 “높은 긴장감 갖고 보고 있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달러당 엔화 가격이 155엔대에 육박하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일본은행(BOJ)이 이번 주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킹달러’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당 154.85엔을 터치하며 약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 오전(한국 시각) 도쿄 외환 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엔화는 154.79〜80에 거래됐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4엔대 후반대에 진입한 것은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지난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일 금리차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거세졌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엔화 ‘1만엔’ 지폐.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달러당 엔화 가격은 지난 1월 2일만 해도 140엔대였다.

그러나 중동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달 들어서는 달러당 154엔대에 진입했다.

일본 정부와 BOJ는 본격적인 시장 개입에 앞서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을 멈추기 위해 구두 개입에 돌입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

각국 관계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엔저 추이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앞서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DC 재무부에서 첫 3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당국 구두 개입과 3국 공동 선언에도 미국 금리 인상 모멘텀, 미국 경제 강세에 뿌리를 둔 ‘킹달러’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BOJ가 오는 25~26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행 통화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지난 3월 BOJ는 17년 만에 정책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바 있다.

현재 일본 금리는 제로 금리(0%)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장에서도 올여름 이후에나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한다”고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이다나 아피오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일본 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BOJ는 중기적으로 통화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하는 것이 엔저 방어에 유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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