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알리가 K패션까지 잠식?...에이블리 천억원 투자 유치 추진 중

(출처=에이블리 제공)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2위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알리바바가 국내 e커머스 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첫 사례다.

중국 e커머스의 영향력이 초저가 상품 판매에서 K-패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알리바바와 100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이번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11번가, 티몬 등 국내 오픈마켓(종합몰)은 물론 패션 등 버티컬 플랫폼(전문몰)까지 투자 대상을 검토한 끝에 에이블리를 최우선 투자 그룹으로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강석훈 대표가 지난 2018년 3월 창업했다.

서울 동대문 기반의 소호 패션몰을 입점시켜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 모델을 앞세워 무신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3년 만인 2020년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5만여개의 쇼핑몰이 입점해 있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매출 259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거뒀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지난 3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805만명으로 국내 패션 플랫폼 중 가장 많았다.


알리바바가 에이블리에 1000억원대 투자를 추진한 이유는 동대문을 중추로 한 K-패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에이블리는 유행에 민감한 2030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두고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에이블리는 이른바 ‘K셀러’로 불리는 동대문 쇼핑몰의 글로벌 판로 확대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알리바바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에이블리의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서비스’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은 단순히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를 넘어 비슷한 취향을 가진 타 사용자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교차 추천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됐다.


IB업계는 에이블리의 기업가치를 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에이블리가 글로벌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알리바바의 지분율은 5%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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