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적극적인 20·30대는 투자 경험은 적어도 한국 증시가 왜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23일 매일경제가 어피티를 통해 진행한 재테크 설문조사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거나 앞으로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투자에 활발한 2030세대의 78.8%에 달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 성장동력이 부족하고 코스피 수익률이 낮다(29.2%)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정책 부족(13.3%)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또 잘되는 사업 부문만 따로 떼어내 상장하는 물적분할,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를 낮추는 행위가 빈번하다(11.9%)는 점을 'K증시 패싱' 이유로 꼽았다.


이는 그간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해 온 요소들인데, 이제 막 투자에 뛰어들었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주린이(주식+어린이)'가 많은 2030세대 역시 전문가들과 똑같은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설문을 진행한 김정인 어피티 2030리서치팀 이사는 "2030이라고 해서 시장을 보는 투자자로서의 관점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며 "취약한 지배구조, 주주환원 부족처럼 계속 지적돼 왔지만 개선되지 않는 문제들이 한국 증시를 떠나려는 젊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30세대 포트폴리오에는 주식부터 채권, 외화, 코인까지 다양한 자산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투자 중인 금융자산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는 현금 보유 및 예·적금(83.2%)과 함께 한국 주식(75.9%), 미국 주식(65.7%), ETF 및 펀드(64.2%)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예금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안전한 현금성 자산을 일부 가져가는 한편, 국내외 주식 직접 매매에도 나서면서 동시에 복수의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ETF 중심의 간접 투자에도 나서 투자 리스크를 헤지하는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것이다.

달러·엔화 등 외화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은 21.2%였고, 채권에 투자 중이라는 대답도 19.2%를 차지했다.


올해 가장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식투자 섹터로는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로 대표되는 반도체를 꼽은 응답 비중이 64.6%로 가장 높았다.


가상통화 투자에 적극적인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 중 30.9%가 코인 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현재 코인에 투자 중이라는 응답도 17%에 달했다.


20·30대가 어떤 자산에 얼마나 투자할지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요소로는 경제뉴스를 통한 거시경제 흐름 파악이라는 응답 비중이 53.3%로 유튜브와 도서 등 실제 수익을 낸 투자자의 경험과 조언(20.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 리포트를 통해 기업 실적을 파악한다는 응답도 9.7%로 나타났다.

유튜브나 리딩방을 통해 불확실한 투자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20·30대는 정제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뉴스를 활용하는 현명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2030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투자 수익률로는 연 5~10%를 꼽은 비중이 36.5%로 가장 높았다.

투자 규모는 1000만~3000만원이 27.3%로 제일 많았지만, 5000만~1억원이라고 답한 '큰손'도 22.8%로 적지 않았다.


설문을 진행한 어피티는 100만명의 2030세대 구독자에게 경제생활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 플랫폼이다.


[김태성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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