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 10년 만에 새롭게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적인 변동성 증시 속에서도 중국 본토 증시가 상승했다.

다만 가계소비를 비롯한 내수 경기 부진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중장기적인 반등세를 이끌기 위해선 보다 강력한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CSI300지수는 이달 12일 이후 1.58%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0.83%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88% 떨어지고 닛케이225와 S&P500 역시 각각 5.28%, 3.05%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그간 부진했던 중국 증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호전됐다.

중국 본토 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차이나A50 ETF는 3.03%(4월 12~22일 기준)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소비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KOSEF 차이나내수소비TOP CSI ETF도 수익률이 2.10%였다.


중국 본토 증시의 약진은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이 견인했다.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은 '자본시장 고품질 발전 추진을 위한 관리감독과 리스크 강화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총계획과 함께 개인투자자 보호, 기업 상장 요건 강화, 부적절 기업 상장폐지 등을 담은 8가지 과제로 구성돼 있어 '국무원 9조(국9조)'로 불린다.


특히 이번 국9조에선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대한 조항이 강화됐다.

다년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거나 적은 기업에 관리종목 지정을 비롯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식으로 구속력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국유기업과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통신·금융·원자재 섹터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달 12일 국가 차원의 중고차·가전 교체 지원 정책인 '이구환신 행동방안'이 발표되며 가전 섹터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두 차례 국9조 발표는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에 비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16일 발표된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5.3%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글로벌 경기 호조에 따른 양호한 수출과 정부 재정 덕분이다.


하지만 실물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 3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부동산 거래량도 3월 반등하다가 4월부터 정체를 보이고 있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실질 GDP가 명목 GDP를 초과했다"며 "명목 GDP는 개인 소득, 기업 이익, 정부 세금 수익 등 일상과 더 밀접히 연관돼 있는 만큼 국민의 체감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함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에 열리는 정치국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경기 상황에서 단순한 국채 발행은 일시적 경기 회복을 견인할 뿐,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선 가계소비 수요를 진작할 강도 높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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