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첫 조 단위 빅딜
지분 78.01% 인수 계약 체결
조 회장은 공동경영 계속할듯

지오영 천안 제2허브물류센터 전경.<사진=지오영>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의약품 유통공룡’ 지오영을 인수한다.

딜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올해 들어 첫 조 단위 빅딜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블랙스톤과 지오영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블랙스톤이 보유한 지오영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와 이희구 명예회장의 지분 6.76% 등 총 78.01%다.

조선혜 회장의 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거래에서 MBK파트너스와 블랙스톤은 지오영 지분 100%의 가치를 2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블랙스톤과의 거래대금은 1조4962억원, 이 회장과는 1419억6000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오영은 대웅제약 영업본부장 출신인 이 회장과 인천병원 약제과장 출신인 조선혜 회장이 2002년 세운 회사다.

국내에 지역별로 난립한 의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해 전국적인 영업망과 유통망을 갖추며 성장했다.

의약품 도매업체로는 최초로 광역 물류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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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사 연결 매출액 4조4386억원, 영업이익은 869억원이다.

지오영 개별 회사로 놓고 보더라도 매출액 3조63억원, 영업익 672억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액 3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종업계 2위인 백제약품 지분 25%를 깜짝 인수하며 볼트온을 통해 회사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다만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이 보유한 지분 21.99%는 이번 거래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블랙스톤 인수 당시에도 자신의 지분을 팔지 않고, 2대 주주로서 회사를 공동경영했는데, 이는 바뀐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오영을 인수하기 위해 오랜 기간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한때 조 회장의 경영권까지 인수하기를 원한 MBK파트너스와 기존대로 공동경영을 원한 조 회장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었고, 끝내 MBK파트너스가 한발 물러나면서 최종 타결됐다.


한편 이번 딜은 올해 첫 ‘조 단위 빅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IB 업계에서는 매도자와 인수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랙스톤은 이렇다할 대형 딜이 없는 국내 M&A 시장 딜 가뭄 속에서 연이어 큰 수익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게 됐다.

앞서 2019년 지오영 몸값을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해 지분을 인수했는데, 4년여 만에 두 배에 가까운 금액에 매각하면서다.


앞서 블랙스톤은 강남 역삼역 일대 랜드마크 오피스타워인 아크플레이스를 매입해 8년여 만인 지난달 20일 7920억원에 팔아치우며 3000억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헬스케어 분야 집중투자 의지를 드러냈던 MBK파트너스로써도 좋은 거래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3년새 오스템, 메디트 등 국내 기업을 포함해 한·중·일 3국에서 헬스케어 기업 6곳에 최소 6조 8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국내 의약품 유통망 업계의 독보적 1위 업체인 지오영을 품으며 이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선 이번 딜을 신호탄으로 2분기부터 에코비트 등 대형 딜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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