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오르는 서울 전셋값…갱신 계약 늘고 보증금 비싸져

서울 전셋값이 가파르게 뛰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집을 찾기보다 현재 사는 집을 갱신 계약하는 비중이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과 함께 오른 시세에 맞춰 전세보증금을 기존 계약보다 늘린 사례도 많아졌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출처=연합뉴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4월 1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중 35%(1만2604건)가 갱신 계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 계약 비중인 27%보다 8%포인트 증가했다.

전셋값이 뛰자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전셋집으로 옮기기보다는 기존 집에 사는 것을 택하면서 갱신 계약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월간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갱신 계약 비율은 매달 25~29%로 30%를 밑돌았다.

올해 들어서는 ▲1월 31% ▲2월 39% ▲3월 35% ▲4월 36% 등 30%를 모두 넘겼다.

갱신 계약 중 전세보증금을 기존 계약보다 올린 ‘증액 갱신’ 비중도 지난해보다 커졌다.

최근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오른 시세에 맞춰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증액 갱신 비중은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90%에 달했지만 그해 하반기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지난해에는 40%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최근까지 꾸준히 오르면서 다시 증액 갱신 비중이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50%, 12월 52%에 이어 올해 1월 54%, 2∼4월 58%로 올랐다.

구별로 보면 종로구(71%), 서대문구(68%), 마포구(65%), 영등포구(63%), 양천구(62%) 등 증액 갱신 비중이 컸다.

올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 계약 1만2604건 가운데 보증금을 올린 계약은 전체의 57%(7154건)를 차지했다.

지난해(46%)보다 무려 11%포인트 뛰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4월 셋째 주까지 1% 상승했다.

성동구가 2.28% 올라 가장 많이 뛰었고 은평구(1.9%), 노원구(1.86%) 등도 2%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48주 연속 상승 중이다.

신규 입주 물량이 줄면서 전세 매물도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8건으로 지난해 초(5만4666건)에 비해 44% 줄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월 593가구 ▲3월 960가구 ▲4월 491가구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