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3조원 몸값 HD현대마린솔루션(HD마린)의 상장을 두고 모회사 HD현대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중 분쟁과 조선업황 개선에 따라 조선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와중에 HD현대 주가만 빠지고 있어 ‘물적분할 동시상장’의 저주가 다시 재현될지 우려된다.


HD현대는 이달 1일 7만1900원이던 주가는 18일 6만1100원으로 떨어졌다.

이미 HD현대 주가는 2017년 분할 재상장 후 7년간 약 21.7%, 그리고 HD마린 구주 매각 후 지난 3년여 동안약 18.5% 하락해 일반주주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밸류업은 커녕 모자동시 상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점에 대해 HD현대 정몽준 지배주주와 이사회에 대해 묻고 싶다”며 “이번 HD마린의 상장에서는 모회사 HD현대의 60% 이상을 들고 있는 다수 주주들, 10% 이상 지분권자인 국민연금을 포함한 HD현대의 일반주주들은 과연 3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자회사 HD마린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받고 있는지, HD마린이 상장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의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 후 재상장하며 주주가치 하락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자 2022년 9월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후 재상장하는 회사에 대한 상장심사를 강화했다.

자회사 상장시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 예를 들어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이나 주식교환 기회부여, 배당 확대나 자사주 취득 등을 통한 주주환원 등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HD마린은 이 대책을 피해갔다.

물적분할 후 5년내 상장하는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HD마린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이라는 큰 회사의 선박 유지보수(AS) 사업 부문이 분할된 회사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지주 부문을 포함한 네 개의 큰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HD마린은 물적분할해서 지주 부문에 붙여 두었다.

상장을 추진하는 올해는 물적분할 후 7년이 된 해다.


이 회장은 “물적분할 후 5년인지 아닌지와 같은 형식적 요건보다, 상장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할 때 일반주주가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 적절한 보상 수준과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훨씬 중요한 쟁점에 대한 논의와 치밀한 대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금융위 대책의 근본적 취지가 크게 손상되었다고 보는 만큼 앞으로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상장하는 회사들이 회사에 자금을 조달해 주는 수많은 일반주주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대책을 갖고 있는지 철저히 심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왼쪽에서 네번째)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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