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주주행동주의, 단기수익 위한 무리한 요구 말라”

18일 주주행동주의 펀드 대표와 간담회서
‘대통령실 합류’ 가능성 질문엔 대답 피해

DBF55D5-6D0E-48C2-9EC3-5F883AB8EE93.jpg" onerror="this.src='https://imgmmw.mbn.co.kr/storage/design/mbnmoney/images/default/default_image_575_324.gif'" /> 1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이 커진 행동주의 펀드들을 향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들에게 단기수익만을 위한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일침을 날렸다.

18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대표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간담회에는 트러스톤, KCGI, 안다, 얼라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등 국내외 대표 행동주의 펀드 최고경영자(CEO)와 KT&G, DB하이텍, 신한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상장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의 증가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순기능과 역기능 측면에서 다양하게 평가되고 있다”며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과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이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도한 주주제안은 총 93건이었지만, 이중 가결된 안건은 주주환원 관련 2건과 이사선임 안건 26건 등 총 28건(가결율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를 향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앞으로의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은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주의 정당한 요구에는 적극 소통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주는 그 이익을 다시 기업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 후 이 원장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실 합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오늘은 우리 자본시장과 관련한 좋은 말씀을 듣는 기회라서 다른 얘기를 더 하게 되면 그러니 이해해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