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에 호재? 악재? 日키옥시아, 상장으로 자금 확보 저울질

합병 무산된 日 반도체 키옥시아
15일 채권단에 주식상장안 설명
상장 통해 투자자금 확보한 뒤
장기적으로 WD 합병도 재시동

키옥시아 공장 전경 [키옥시아]
반도체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주식시장 상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요미우리신문은 키옥시아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이 지난 15일 일본 채권단을 만나 자금 관련 협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베인캐피탈은 상장을 통해 자금 유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설립됐다.

키옥시아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 침체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2~4분기 연결회계기준으로 254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로 예정된 최대 9000억엔의 은행권 대출 차환이 쉽지 않게 됐다.

또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위한 거액의 자금 지출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상장 방안이 부상한 것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대한 시황은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또 도쿄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운 것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키옥시아의 상장 문제는 과거에도 검토되어 왔다.

2020년 10월 상장을 준비했지만 미국 정부가 키옥시아의 주요 거래처였던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로 철회된 바 있다.


또 2021년에도 상장을 준비했지만 시황 침체로 무산됐고, 이후 미국 WD과의 합병이 유력 카드로 거론되어왔지만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최종 무산됐다.

키옥시아의 대주주는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 일본 렌즈 대기업 호야 등 한미일 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구주를 우선 매각하는 방식을 활용할 경우 키옥시아가 WD와의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키옥시아의 실적 악화로 수 조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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