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이 처음 공급됐으나, 모집 결과 미달을 겨우 면할 정도로 정책 대상자인 신생아 가구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세대·연립·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인 데다가 물량 대부분이 좁은 투룸 위주로 공급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0일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 진행된 '2024년 1차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입주자모집 결과, 700가구 모집에 총 1317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정부의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마련됐다.

신생아(2세 이하 또는 태아) 가구에 우선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이 제공되도록, 기존 신혼부부 매입임대에 신생아 가구를 공급 대상 1순위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급이 이뤄졌다.


그런데 청약신청자 중 정작 정책의 주 타깃인 신생아(2세 이하 자녀) 가구의 신청 건수는 321건으로, 전체의 24%에 불과했다.

가장 많이 신청한 부류는 오히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3순위)로, 이들의 신청 건수(911건)는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정책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무자녀 가구들만 줄줄이 신청한 것이다.


이번 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이 정책 대상자들의 외면을 받은 이유는 좁은 면적과 한정된 입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SH공사가 공급 예정 주택으로 제시한 345가구(추후 추가될 예정)는 전량이 다세대, 다가구, 연립,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인 데다가 대부분이 방 2개짜리 소형 평형이다.

345가구 중 3인 가구가 선호하는 방 세 개짜리 주택은 단 22가구(6.4%)에 불과하다.

입지도 일부 지역에 몰려 있다.

전체 물량의 68%(235가구)가 금천·도봉·종로구 3곳에 집중돼 있다.

강남·서초·용산·성동·광진·마포·서대문·노원·관악구 등엔 아예 물량이 없다.


SH공사 관계자는 "추후 더욱 다양한 주택이 추가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