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40조원에 육박할 만큼 급성장하면서 순자산이 1조원을 넘는 '대장 ETF'가 1분기 사이에 2개 새로 탄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에 투자하는 종목과 함께 미국 국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ETF는 새롭게 '1조클럽'에 입성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 순자산총액(AUM)이 1조원을 넘는 대장 ETF는 총 27개로 지난해 말 26개보다 1개 더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1조원 미만이던 종목 2개가 새로 추가됐고, 1개는 1조원 아래로 내려가며 대장 ETF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1조클럽 ETF가 올해 들어 불린 순자산은 7조7374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ETF 순자산 증가분(18조6385억원)의 41.5%를 차지한다.

사실상 대형 ETF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셈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 이들 대장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53%에서 52.7%로 소폭 감소했다.


1조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린 ETF 중 첫 번째는 KODEX Top5PlusTR로 작년 말 4698억원이던 순자산이 지난 5일 기준 1조2568억원으로 올해 들어 무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종목 중 시총 상위 5개, 시총이 크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에 투자한다.

5일 기준으로 SK하이닉스(28.2%), 삼성전자(22.9%), 현대차(8.64%), 기아(7.4%), 네이버(7.27%) 등에 많이 투자해 코스피 시총 상위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주요 시총 상위 종목이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하자 이를 추종하려는 투자 수요가 ETF 시장에도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순자산도 6326억원에서 1조522억원으로 증가하며 1조클럽에 등극했다.


하반기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을 대거 매수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금리와 정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연준발 금리 인하로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국채 가격은 상승해 해당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는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빅테크의 질주 덕에 고공행진 중인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종목도 순자산 1조원대 ETF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구성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KODEX 미국S&P500TR 순자산은 5일 기준 9998억원으로 작년 말 6819억원보다 3179억원 늘었다.

4일 종가 기준으로 1조원을 넘었다가 5일 소폭 하락한 만큼 다시 1조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코스닥 주요 종목의 일간 변동률을 2배수로 연동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이 기간 순자산이 1조1783억원에서 9321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1조클럽에서 빠졌다.


이들 대장 ETF 27개의 작년 말 대비 평균 수익률은 2.8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1%)을 상회했다.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이 17.99%로 가장 높았다.


새롭게 순자산 1조원을 넘은 ETF 중에서는 KODEX Top5PlusTR이 11.87%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미국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계속 밀리며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영향으로 수익률이 -8.74%에 그쳤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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