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ELS사태 막을 책무구조 필요"

김주현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이 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은행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를 두고 "소비자보호제도 자체의 보완 필요성 외에 은행들의 영업 행태와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LS 사태를 막을 책무구조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광주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7월부터 금융권의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가 시행된다"면서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번 ELS 사태 상황에서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무구조도'가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 통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 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금융회사가 스스로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에 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을 향해 "그동안 '지속적인 금융 사고'와 '감동 없는 수익 창출'로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돼 왔다"고 비판하면서 "국민은 은행산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국민의 갈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때까지 경쟁 촉진을 통한 변화와 혁신 유도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다만 은행이 자체적으로 작년에 마련한 2조1000억원 규모 민생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데 대해선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도움의 손길이 시급한 만큼, 지원 프로그램이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면서 "최근 들어 은행은 상생 실천 노력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점차 회복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