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가해자 징계 없이 면직…2심도 "피해자에 손해배상 책임"

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피해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2부(김동현 이상아 송영환 부장판사)는 A씨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회사가 1천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1심에서 인정된 1천500만원보다 배상액을 300만원 늘렸습니다.

2017년 대한항공에 근무하던 A씨는 탑승 수속 과정에서 발생한 보안사고와 관련해 상사인 B씨에게 보고하러 갔다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습니다.

A씨는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고 공식 절차에 따른 조사·징계를 요청했지만 대한항공은 별도의 징계 절차 없이 B씨를 면직 처리했습니다.

지난해 7월 1심은 대한항공이 가해자 B씨의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A씨에게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징계 절차 없이 B씨를 면직한 부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이 필요하다는 A씨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회사가 실질적으로 B씨를 면직 처리하려는 목적을 달성했지만, 어느 정도는 일정한 방향으로 사고 수습책을 유도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며 300만원의 위자료를 더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