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종지업 검토에 '화색'…"수수료 절감·자금조달 경로 확충"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깨기 위해 종합지급결제업, 이른바 '종지업'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은행권, 특히 카드사는 수수료 절감과 자금 조달 측면에서 종지업 도입 논의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인데요.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일반 통장과 달리 이자를 받거나 납부하는 여수신 기능은 없지만 물건 값을 주고 돈을 송금하는 등 지급결제가 가능한 통장, 지급결제계좌.

종합지급결제업은 이 지급결제계좌를 기반으로 간편결제, 송금, 급여 이체, 카드대금 납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만약 종지업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은 이제 비은행권에서 '삼성카드통장', '현대카드통장'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카드업계는 종지업 도입 논의에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종지업이 허용되면 은행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사는 가맹점에 대금을 지불하고 고객들에게 대금을 받을 때 은행계좌를 빌려쓰면서 계좌이체 수수료를 내는데, 자체계좌가 생기면 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자금 조달 경로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예적금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채 발행에 의존해왔는데, 종지업이 도입되면 고객예치금을 끌어와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카드업계는 기대가 큰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은 상황입니다.

카드사가 종지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한국은행 금융결제망에 들어가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또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에는 같은 금융지주 내의 은행의 수신상품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도 존재합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 등 비은행권에 종지업이 허용되면 은행의 과점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종지업의 핵심이 지급결제계좌를 비은행업권에 부여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동안은 은행 계좌를 많이 이용해왔는데, 이제는 자체 지급결제계좌로 은행에 종속되는 부분이 약해질 거고요. 그렇게 되면 은행 과점 체제의 해소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계좌 선택권이 확대되고, 은행 계좌를 반드시 연동할 필요가 없어져 편의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다만 이자가 아닌 포인트 등으로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예금보험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종지업 도입은 금융당국에 의해 계속 논의될 예정이며, 향후 이 제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문턱도 넘어야 합니다.

카드사 등 비은행권의 종지업 진출이 허용돼 은행 과점을 깨고 소비자의 편익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손효정입니다.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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