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등 경제지표 강세에 연준 파월 이달 '빅스텝' 시사 "더 빠른 긴축 필요시 금리 인상 속도 높일 준비돼 있어"

-'비상경제장관회의'…"고용둔화 체감 크다"
-'호황형 적자' 비용증가 탓에 작년 주요 대기업 매출 늘고 영업이익 줄어

【 앵커멘트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큰 것인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두현 기자!

【 기자 】
네, 보도국입니다.

【 앵커멘트 】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했나요?

【 기자 】
파월 의장이 현지시간으로 어제(7일)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통화 긴축 정책이 지금보다 더욱 필요하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또다시 크게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뒀고, 또한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습니다.

파월이 이같은 발언을 한 이유는 연준이 목표했던 물가 안정이 여전히 멀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미국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연준이 기대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비록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율을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연준은 올해 말 예상되는 기준금리를 5~5.5%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이 금리 수준이 더 높아져 최대 6%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이 같은 파월의 발언에 다우존스와 S&P500 지수, 나스닥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출렁였습니다.

특히 연준의 이런 발언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미국 은행주들의 낙폭이 매우 컸습니다.

웰스파고는 4.7%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3.2%, JP모건체이스가 2.9% 급락했습니다.

오늘 국내 금융시장도 파월의 강경한 발언을 버티지 못하고 하락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22원 오른 1321.4원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1.28% 하락한 2431.91에, 코스닥도 0.22% 내린 813.95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정부가 체감되는 고용 둔화가 예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는데요.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 기자 】
정부가 체감되는 고용 둔화가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오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 인터뷰 : 추경호 / 경제부총리
- "취업자 증가폭의 축소와 경기둔화가 맞물리면서 체감되는 고용둔화는 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추 부총리는 그러면서 "이미 편성된 일자리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해 고용여건 개선을 뒷받침하고 당장 시급한 산업현장의 빈 일자리 해소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부는 제조, 물류·운송, 보건·복지, 음식, 농업, 해외건설 등 인력난 호소가 많은 6대 업종에 대해 주무부처 책임관을 지정하고 빈 일자리 해소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추 부총리가 말한 경기 둔화에 대해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 KDI도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수출 감소에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마저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는데요.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는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과 반도체, 제조업 경기 위축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KDI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앵커멘트 】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이른바 '호황형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건가요?

【 기자 】
호황형 적자는 바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되려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쉽게 말해 사업이 잘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원재재값 인상 등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후퇴한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이러한 호황형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100대 기업 중 현재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80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오늘 발표했습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5% 감소했습니다.

대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1.8%포인트 감소한 7.5%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값 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한편, 금융기관이 기업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해 4분기 산업 대출 증가폭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천797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8조 원 증가했습니다.

산업별 대출금 증가 폭은 지난 2분기 68조4천억 원에서 3분기 56조6천억 원, 4분기 28조 원으로 점차 축소됐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직접 금융 위축 여파로 대출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세는 지속됐으나, 금융기관이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217조 원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김두현 기자 / kim.dooh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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