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조 역행하는 저축은행…높아지는 대출금리에 서민들 시름 깊어져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높아지는 가운데 신규대출도 축소되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한다", 이것이 바로 저축은행의 설립목적.

하지만 실제 저축은행의 지난달 평균 가계신용대출의 금리는 연 16.3%로, 지난해 말보다 약 0.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직장인 대출' 평균금리는 19.47%,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뱅크론' 평균금리는 19.24%로 나타나는 등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대출상품도 있습니다.

대출금리 인상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신규대출 축소입니다.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에서도 거절당하면 대부업계나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저축은행은 대출 심사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규대출을 축소했고, 지난해 말부터 중개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접수를 막아둔 경우도 있습니다.

저축은행업계는 수익성 악화의 문제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고금리 수신경쟁을 펼친 탓에 조달금리가 크게 올라가자 대출금리가 시차를 두고 상승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대출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인 20%로 제한되자 역마진을 막기 위해 신규대출을 축소하는 저축은행도 나타났습니다.

경기 둔화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축은행의 대출 이용자는 중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만큼, 위험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저축은행 관계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간 이어진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분이 현재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예적금 금리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이달부터는 대출 금리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저축은행과 당국이 함께 현재 상황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저축은행들이 스스로 과도한 가산금리를 붙여서 이익을 남기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도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등 개입을 하고 있는데 시장 경제에 맡겨서 금리가 작용될 수 있도록…"

고금리, 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되새겨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손효정입니다.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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