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카 밀치고 밥그릇 챙긴 현대카드 '지각변동'…실적 회복이 관건

【 앵커멘트 】
현대카드가 공격적인 경영으로 카드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애플페이의 국내 첫 파트너사 자리를 차지한 데 이어, 글로벌 기업들과 잇달아 단독 제휴를 체결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현대카드가 미국의 금융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아멕스와 '센츄리온 카드'의 독점 공급 제휴를 맺었습니다.

'센츄리온 카드'는 보통 아멕스의 정통카드로 불리는데 국내에선 그간 삼성카드가 개인카드, 롯데카드가 법인카드를 단독 발급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현대카드가 이 카드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고, 오는 5월부터는 삼성·롯데카드를 밀어내고 독점 공급권을 딴 것입니다.

앞서 현대카드는 삼성카드가 20여 년간 가지고 있던 글로벌 대형마트 코스트코 카드의 독점 공급권도 가져온 바 있습니다.

이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이른바 PLCC 카드의 독점 공급을 통해 제휴사의 충성고객을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PLCC 카드뿐 아니라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현대카드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이달 중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대카드는 국내 법령에 따라 애플페이의 독점권은 가질 수 없지만, 여전히 업계 선도 제휴자로서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카드가 PLCC 카드와 간편결제에서 두각을 보이며 2위 자리 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카드는 점유율 3위로 도약하며 삼성카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점유율 차이는 불과 1.8%포인트.

다만 현대카드는 최근 부진한 성적을 거둔 만큼 실적 회복의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천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습니다.

점유율 순위는 상승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위에 머물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카드의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가 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지용 / 한국신용카드학회장
- "기존 사업보다는 신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현대카드가 추진하고 있는 상품이나 사업이 상당히 빛을 발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러면 시장 점유율에서도 현대카드가 상당히 유리한 쪽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점유율과 순이익 확장에 나선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판 흔들기'에 나서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손효정입니다.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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