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중 45번째 ‘100세 시대 일자리‧건강‧돌봄체계 강화’는 갈수록 늘어가는 노령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수립을 예고한 것입니다.
최근 구강질환이 폐렴, 치매 등 노령층에 치명적인 전신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재가(在家)노인의 구강관리가 보다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 중 방문간호 급여 항목으로 치과위생사를 통한 구강위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치과위생사가 대상 노인의 가정으로 방문하여 치면세균막 관리를 위한 전문가 치면 세정술, 치면 세마, 치주 처치 등을 제공하게 됩니다. 그러나 2020년 기준 방문간호 전문인력으로 등록된 치과위생사는 전국 14명에 그치며, 실제 수행 또한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급여 수급 노인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치과에 직접 방문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김영택 교수 연구진이 작년에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수급자의 치과 치료 경험 비율이 26.4%에서 23.8%로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수급자 환자군과 성별 및 연령을 매칭 한 미수급자 비교군의 치과 치료 경험 비율이 29.5%에서 39%로 10%p 가까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모양새입니다.
미흡한 구강관리가 전신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었습니다. 노령층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폐렴의 경우, 한 연구를 통해 충치가 많을 경우 1.5배 이상, 치아 손실이 많을 경우 최대 2.7배 가까이 발생률이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강 분비물이 기도로 흡인되어 폐에 염증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구강건강과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치아 손실로 저작 능력이 감소할 경우 인지기능과 관련된 영양분을 원활히 섭취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뇌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받습니다. 치주질환의 염증성 물질이 치매를 유발하는 데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대학 연구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치주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치주질환군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감염될 경우 비치주질환군보다 합병증 가능성이 3.67배, 사망률이 약 8.8배 높아진다는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다수 전문가들은 재가(在家)노인 구강위생 관리를 건강복지 차원에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하며,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첫째, 노인요양보험의 구강위생 급여 제공 절차를 간소화하고, 급여제공에 필요한 재료비와 검사료 등을 별도 수가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방문간호 급여 전반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둘째, 재가(在家)노인의 생활환경에 적합한 구강위생 보조용품을 복지용구 급여 등을 통해 보급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노인들의 구강관리 필요성이 중증 질환예방과 직결된다는 점을 알리는 인식 개선 활동과 더불어 노인분들께 구강위생 급여 제도를 알리고 적극 이용토록 안내하는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넷째, 당연히 치위생사를 비롯한 방문간호 전문인력을 확대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노인복지는 단순히 지금의 고령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현재의 우리에게도 직결될 수있는 복지이자 건강한 노후보장이라는 점을 공감하고 보다 전향적인 마인드로 접근해가야 합니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김현정 교수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