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부재' 탓 태광실업그룹 '휴켐스' 끝모를 추락…이익 매년 쪼그라들고 고객사 이탈로 실적 전망도 '암울'

【 앵커멘트 】
태광실업그룹의 주력 화학계열사인 '휴켐스'가 지난 몇 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력 고객사가 이탈할 가능성이라는 악재에 직면해 있는데요.
고 박연차 태광실업그룹의 회장의 별세로 지난해 새롭게 회장 자리에 오른 장남 박주환 회장의 시름이 깊어지는 순간입니다.
보도에 이성민 기자입니다.


【 기자 】
태광실업의 주력 계열사인 정밀화학 기업 휴켐스.

2006년 태광실업이 남해화학으로부터 인수한 회사입니다.

생산하는 제품으로는 질산과 DNT, MNB, 초안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태광실업의 '효자' 계열사로 불리던 휴켐스가 최근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휴켐스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5천935억 원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했고, 순이익은 498억 원으로 29.2% 줄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1천526억 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작년에는 95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방 산업인 폴리우레탄 원료의 수요 둔화로 고객사의 가동률이 감소한 것이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악재가 휴켐스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30일,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한화솔루션이 공시를 통해 질산유도품 DNT를 2024년부터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

그동안 한화솔루션은 DNT를 휴켐스로부터 구매해 왔습니다.

DNT는 휴켐스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주요 고객사인 한화솔루션의 비중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DNT 설비를 본격 가동하기 전까지, 휴켐스가 새로운 고객을 찾거나 설비를 전환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증권업계 관계자
- "일단 DNT는 한화솔루션이 만들겠다고 하는 것도 2024년이니까요. 그때까지는 좀 지켜봐야 될 것 같고, 어쨌든 3년의 기간 동안 휴켐스가 전환을 하겠죠. 대안을 만들겠죠.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에 더해 (주)한화는 질산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질산 점유율의 경우 휴켐스가 압도적이었던 상황에서 한화가 증설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자회사인 한화솔루션에 납품할 가능성도 있어 휴켐스로서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실적 부진 상황에서 고객 이탈까지 잇따른 악재로 탈출구를 모색해야하는 휴켐스.

박연차 회장 별세로 새롭게 태광실업그룹의 회장이자 휴켐스 회장으로 취임한 박주환 회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매일경제TV 이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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