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미인대회? 일이나 잘해라”…결국 미스홍콩 출전 포기한 구의원

홍콩의 최연소 여성 구의원인 엔젤 총 응아팅 의원.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홍콩의 최연소 구의원이 미인대회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철회했다.

품위 유지 논란과 공직에 대한 책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이쿵 구의원 앤젤 총 응아팅(24)이 전날 미스홍콩 선발대회 1차 인터뷰에 참여했으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총 의원은 “미인대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구의회 활동을 더 알리고 싶었던 것”이라면서 “구의회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출전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총 의원이 미인대회에 나가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총 의원은 홍콩 친중 진영 최대 정당인 민주개혁동맹(DAB) 소속으로 지난 2023년 선거에서 당선됐다.

DAB는 기강을 중시하는 정당으로, 구의원은 지역구 민원 처리에 전념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사회에 헌신하라는 정당 규율이 존재하는 만큼 미인대회 스케줄을 소화할 시 처벌받을 위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게리 찬 DAB 주석은 “DAB는 총 의원에게 주민과 홍콩 정부, 그리고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의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을 요청했다”며 “총 의원은 신중하게 고려해 곧 입장을 밝힐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미스홍콩 출신들도 대회 참가와 공직 병행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05년 미스홍콩 결선 진출자인 에리카 유엔미밍은 “미인대회는 일정 기간 거의 매일 활동과 교육이 있어 사실상 전일제로 운영된다”며 “구의원 업무를 병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