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트럼프 대통령 비전따라
현금화 필요 없이 암호화폐 자체로 가치 평가
주택 지속 소유 돕고, 암호화폐 투자자산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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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AP연합뉴스 |
미국 금융 시스템이 암호화폐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용 심사 자산으로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개인 신용도를 점수화하는 이른바 ‘크레딧의 나라’로 암호화폐의 자산 인정은 일상 생활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25일(현지시간) 양대 주택금융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단일 주택 대출 심사 기준에 암호화폐 보유량을 반영하라”고 지시하는 지침을 내렸다.
FHFA는 주택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정부 관리 체제 하에 있다.
두 기관은 미국 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윌리엄 풀테 FHFA 국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에 해당 명령서를 공개하며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대로 사업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사상 첫 암호화폐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등 주요기관에 암호화폐 관련 당국자를 임명하는 등 친화 정책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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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풀테 미국 연방주택금융청 국장 SNS |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주택담도 대출 신청 당시 암호화폐를 달러로 현금화하지 않고 암호화폐 형태 그대로 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인 암호화폐 종류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내에서 규제를 받는 중앙거래소에 상장해 입증 가능한 암호화폐여야 한다.
시장 변동성 조정을 포함한 추가 위험 완화 조치도 필요하다.
명령서는 “암호화폐가 주식과 채권 외에도 자산으로서 부를 쌓을 수 있는 새로운 자산군”이라고 인정하며 “이번 조치로 대출자의 전체 자산 상태를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특히 암호화폐가 가계 금융 자산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확대되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암호화폐는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제도권 금융 체제에서 제외돼왔지만 이번 조치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킨다”며 “암호화폐가 전통적 금융 인프라, 미국 주택대출의 핵심 부문에 통합되는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가 이번 조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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