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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사진 = 연합뉴스] |
올해 전 세계적으로 국외로 떠나는 부유층의 수가 사상 최대인 14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25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글로벌 자산 컨설팅 회사인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전날(24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100만달러(약 14억5000만원)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 가운데 약 1만6500명이 올해 영국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7800명)의 순유출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해당 회사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영국이 처음으로 순유출 1위국에 올랐다.
영국을 떠나는 부유층이 보유한 총자산은 약 918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부유층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이유는 세제 혜택 축소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2024년부터 해외 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non-domiciled status)을 폐지했다.
이는 전 세계에 금융 자산을 보유한 고소득층에게 매우 불리한 조치로 작용했고 부유층 이주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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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출국장. [사진 = 연합뉴스] |
부유층이 영국을 떠나 가장 많이 향하고 있는 국가는 중동 국가들과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거주자의 해외 수익에 대해 연간 과세 한도를 설정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특히 영어 사용이 비교적 수월한 밀라노는 금융·경제 중심지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아스톤빌라 구단주 그룹의 일원인 이집트 출신 부호 나세르 사위리스도 최근 런던을 떠나 이탈리아로 거주지를 옮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부유층의 유입은 지역사회 내 부작용도 유발하고 있다.
닛케이는 밀라노 중심부의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경찰관·대중교통 종사자·청소부 등 필수 노동자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도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과 인도에서는 부유층의 국외 이탈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 인프라나 서비스 수준을 이유로 선진국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국 경제의 빠른 성장으로 선진국과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 배경으로 해석된다.
지정학 리스크 평가기관 알파지오의 파라그 칸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인도 모두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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