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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해병대원과 주방위군이 LA 윌셔 연방청사를 경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미 해병대 병력이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
군이 폭동 진압을 위해 투입된 건 33년 만에 처음이다.
해병대를 지휘하는 ‘태스크포스 51’ 사령관 스콧 셔먼 미 육군 소장은 이날 “약 200명의 해병
대원이 이미 현장에 배치된 주방위군과 합동 작전을 시작했다”며 “(이 병력은) 해당 지역의 보안 업무를 넘겨받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셔먼 소장에 따르면 해병대는 LA 윌셔 연방청사(Wilshire Federal Building) 등 LA의 연방 건물을 보호하게 된다.
이 건물은 LA 시내에서 약 24km 떨어진 지역에 있고 연방경찰국(FBI), 재향군인부, 미국 여권국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다.
당초 셔먼 소장은 “현재까지 해병대나 주방위군 병력은 (불법 이민자나 시위 참가자) 누구도 구금하지 않았다”면서 “군 병력은 법 집행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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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해병대원들이 미 육군 참전용사이자 민간인인 마르코스 레아오(27)를 구금하는 모습. 이는 군에 의한 첫 민간인 구금 사례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해병대가 월셔 건물 앞에서 한 남성을 구금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한
대원이 벤치를 넘어 정원을 가로질러 남성을 추격해 제압했고, 이후 다른 해병이 가세했다.
로이터가 촬영한 사진에는 해병대가 이 남성의 손을 케이블 타이로 묶은 후 약 2시간 뒤 국토안보부(DHS) 소속 인력에게 인계하는 장면이 담겼다.
로이터는 군 병력이 국내 시위 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군 역시 구금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고, 이는 현역 군인에 의한 민간인의 첫 구금 사례로 알려졌다.
구금된 민간인은 27살 이민자이자 미 육군 참전 용사인 마르코스 레아오로 파악됐다.
그는 건물 주변을 돌아가지 않기 위해 경계 테이프를 넘었고, 제한 구역을 넘었다는 이유로 땅에 엎드리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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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LA 윌셔 연방청사를 방어 중인 해병대원이 M27 소총(HK416)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
레아오는 풀려난 후 현장 취재진과 만나 “재향군인부 사무실에 가려고 했는데, 해병대가 자신을 시위자로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및 앙골라계라는 그는 미군 복무를 통해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군이 폭동 진압을 위해 투입된 것은 1992년 로드니 킹 폭행 사건 관련 LA 폭동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군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LA에서 이민 단속에 대한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해병대가 파견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병력 투입에 반대했음에도 해병
대원 700명은 지난 9일 밤 LA에 도착해 현장 투입에 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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