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사과드린다”…부패 정권 때려잡은 스페인 총리, 본인도 부패로 고개 숙여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국민 사과
퇴진과 조기총선 요구에는 일축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EPA연합뉴스
측근들의 부패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거듭된 사임 압박에 결국 사과했다.

그러나 사임과 조기총선 요구에 대해선 일축했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그를 신뢰하지 않았어야 한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가 언급한 인물은 여당인 사회당(PSOE) 3인자였던 산토스 세르단 의원으로, 산체스 총리의 최측근으로 여겨진다.

세르단 의원은 최근 뇌물수수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이날 사임했다.


산체스 총리는 “2011년부터 세르단을 알고 지냈고 함께 일해왔다”며 “(이번 일이) 엄청나게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체스 총리는 야당 인민당(PP)이 중심이 되어 제기 중인 사임과 조기총선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은 측근들의 부패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이유다.

산체스 총리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2027년 원래 에정된 총선 전에는 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사회당 지도부를 재편하는 등 깨끗한 정치와 쇄신을 위해 위해 정치 혁신 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 1년 내내 부패 스캔들에 시달려왔다.

최근 총리의 부인이 남편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대학 석사학위 과정 후원자를 모집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형제인 다비드 산체스도 총리의 가족이란 점을 이용해 공직을 얻었단 의혹을 받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2018년부터 집권해왔다.

당시 현재 야당인 PP가 정권을 잡고 있었지만 소속 의원들이 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것이 논란이 돼 현재 산체스 총리에게 정권을 넘겼다.

부패 스캔들로 정권을 잡은 산체스 총리 역시 부패 스캔들로 정권을 넘겨주게 생긴 모양새다.


지난 8일에는 마드리드 중심부에 수만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산체스 총리의 사퇴와 조기 총선 실시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최측 추산 10만명, 정부 추산 5만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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