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발한 시위가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되자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반트럼프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현지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통행금지령이 효과적이었다"며 "어젯밤에는 약탈이나 반달리즘(공공시설·기물 등을 파괴·훼손하는 행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체포된 시위대 중 대부분이 야간 통금령을 위반하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였다고 전했다.

LA경찰에 따르면 간밤에 시위 현장 일대에서 체포된 시민 220여 명 중 203명이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전날 통금령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에 투입됐다.

주방위군이 ICE 작전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LA에서는 통금령으로 시위가 누그러졌지만 ICE가 미국 전역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위 역시 다른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날에는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덴버, 오스틴,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에서 시위가 열렸고 수백 명이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전날 약 2500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낮에도 뉴욕과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주최 측은 이것이 오는 14일 미 전역에서 대규모로 전개할 계획인 '노 킹스(No Kings)' 운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이날 최소 24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해 개최되는 열병식 행사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뜻의 '노 킹스' 시위를 미 전역에서 펼치기 위해 계획 중이다.


반트럼프 시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ICE는 불법 이민자 단속을 미국 전역에서 공격적으로 이어나갔다.

전날에는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에 있는 농장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육류가공 공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네브래스카 육류가공 공장에서는 노동자 수십 명이 ICE에 잡혀갔으며 이에 따라 공장 밖에서 소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LA 시위 책임을 멕시코 대통령에게 돌린 미국을 향해 "거짓 선동을 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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