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정석기업 지분 매입 두고 고려아연-MBK 또 설전

MBK “부당 파킹 거래 의심...
한진 오너가 이익만을 위한 결정”
고려아연 “콜옵션 따른 단순매각...
투자손실 없었는데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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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고려아연으로부터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정석기업 지분을 매입하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한진그룹과 호반그룹간 지분 매입 경쟁 속에서 한진그룹의 정석기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정석기업 지분 매입 안건을 의결하고, 정석기업 비상장주식 15만469주(12.22%)를 520억여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한진칼의 정석기업 지분율은 기존 48.27%에서 60.49%(74만4789주)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정석기업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아호를 딴 회사,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등을 소유하고 있다.

한진그룹 주요 부동산 관리와 임대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한진칼과 오너 일가는 지난 2021년 3월,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별세로 발생한 2700억원 상당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석기업 지분 15만469주(12.22%)를 481억5000만원에 재규어제1호유한회사에 매각했다.

재규어제1호유한회사는 고려아연이 100%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이후 2023년 12월 해당 지분을 고려아연이 직접 인수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에 이 지분을 다시 전량 매각한 것이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지난해 10월 완납하자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다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경영권 획득을 위해 분쟁 중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이번 거래가 한진 오너가의 이익만을 위한 비상식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정석기업 주식 투자는 고려아연 본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에 최윤범 회장 개인 목적으로 회사의 소중한 자금을 유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핵심 의혹 중 하나”라며 “4년 만에 투자 원금을 돌려 받는 수준의 거래를 함으로써 자본시장 업계에서 그 동안 의심했던 한진그룹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마련용 자금지원을 위한 주식 파킹 거래였음이 입증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즉시 반박에 나섰다.

고려아연 측은 “정석기업 지분 매도는 주식거래 상대 측이 보유한 콜옵션 권리 행사에 따라 단순 실행된 건”이라며 “콜옵션 행사 주체가 주식 매도를 청구함에 따라 당사는 법률 검토를 거쳐 적법성을 확인하고 진행했다.

또 당시 저금리 시대 환경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였다”고 밝혔다.

또 “이번 거래는 무엇보다 고려아연이 직접 투자했던 건이 아닐 뿐만 아니라, 관련 투자를 했던 펀드의 청산으로 현물 배당받아 보유하던 지분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자 손실 없이 처분한 사안”이라며 “영풍과 MBK가 이를 파킹 거래라는 하는 것은 허구의 주장일 뿐”이라고 강력하게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