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美안보 위협 해결사로
중국산 크레인 美서 80% 점유
물류 빅데이터 中유출 우려에
미중 유사시 마비 가능성까지
정기선 “동맹국 크레인 공급”
그리어,
한화오션 대표도 만나
 |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6일 제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한미 조선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 HD현대] |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계열사인
HD현대삼호의 항만용 크레인 공급 방안을 제안해 관심이다.
미국내 주요 항구에 설치된 하역용 크레인을 중국산이 독점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미국 안보 위협론의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만나 한·미간 조선산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HD현대삼호의 크레인 제조역량을 소개하며 미국과의 협력강화를 제안했다고
HD현대가 전했다.
HD현대삼호는 조선 사업 외에 산업설비 부문에서 크레인 제조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크레인 시장도 중국산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HD현대삼호는 2020년과 지난해에 두차례에 걸쳐 부산 신항에 컨테이너 크레인 제작·설치 사업을 수주했고, 싱가포르항에 크레인 설치 계약도 주문을 받았다.
HD현대 관계자는 “
HD현대삼호는 전 공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사업역량을 갖추고 연간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 10기를 제작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미국에 제안한 것도 업체의 역량과 미국내 목소리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산 항만 하역용 크레인의 독점 실태를 주시하며 우려해왔다.
미 정부는 자국 크레인 업체를 통해 중국산을 대체하려는 정책도 검토 중이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7일 중국산 하역용 크레인에 대한 100%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9일 ‘조선업 재건과 중국 견제 방안’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전역의 항구에서 운용 중인 중국산 하역 크레인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HD현대가 미국의 통상 장관과의 면담에서 크레인 공급을 공식 제안한 것을 두고 한미 조선 협력의 범위가 확대되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16일 제주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회의 현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 한화오션] |
그리어 대표는 이날 K조선의 양대 조선소 최고위급 인사와 연이어 만나 미국 조선업 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그리어 대표에게 “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함께 실현해 나가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미국 현지에 검증된 기술과 스마트 생산 체계를 적용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미국 필리조선소에 적용할 계획이며 미국 내 추가적인 생산거점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로는 처음으로 미국 해군의 ‘월리 쉬라’호(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3월 마무리했다.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는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미 해군 ‘유콘호’도 정비를 받고 있는데, 이달 말까지 수리가 완료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직접 미국에 진출해 양국 조선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인수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직접 선박 건조 사업에 나서고 ‘K해양방산’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호주의 조선업체인 오스탈 지분(19.9%)도 인수하는 등 미국 조선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 모빌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등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