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까다로운 어린이 입맛에도 딱 건강 생각해 성분까지 따졌죠 [편의점 이야기]


CU가 10세 이하 '작은 큰손'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린이 고객을 확보하기 올해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정하면서 연초부터 관련 상품군 출시가 뜨겁다.


어린이 고객 확보는 편의점의 고객층을 넓혀 브랜드 이미지를 일신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충성 고객층을 두껍게 하는 전략이다.

어린이들이 나이들면서 자연스럽게 단단한 고객층으로 자리 잡기 때문에 일찍이 자사 편의점으로 '입문'시키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VIB(Very Important Baby·귀한 아이)'·골드 키즈 등 저출생 시대에 소수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돈을 쓰는 추세도 맞닿아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식 소매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4%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는 지난달 23일 함소아와 손잡고 어린이 전용 생수 '튼튼워터' 2종(각각 1200원)을 출시했다.

함소아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왜 하필 생수일까. 어른들이 마시는 물 아무거나 같이 마시면 안 되는 걸까. 질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린이들 입맛은 어른들보다 까다롭다.

이 때문에 튼튼워터에는 복숭아·요구르트 맛의 천연 감미료를 소량 넣어 아이들 입맛을 돋우는 생수를 만들었다.

아이들의 뼈 성장에 중요한 칼슘도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30%가량(210㎎) 담았다.


물은 체내 항상성 및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고, 건강을 위해 자주 보충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물 대신 당분이 많은 탄산, 이온음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알아서 건강을 챙기는 성인들에 비해 비교적 '맛있는 음료'로 쉽게 쏠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CU가 향과 영양분이 풍부한 생수를 출시한 것이다.

튼튼워터 패키지는 테트라팩으로 만들어 일반 생수에서 거론되는 미세플라스틱 걱정도 덜었다.


CU의 이른바 '키즈 마케팅'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2월에는 어린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끄는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과 협업해 만든 어린이 전용 라면 2종(하츄핑 얼큰소고기맛, 빤짝핑 멸치칼국수맛)을 출시했다.


단순히 '초통령 캐릭터'를 라면 용기에 붙이는 상술만은 아니라는 게 CU의 설명이다.

캐릭터 스티커 50종을 랜덤으로 동봉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다.

어린이 맞춤으로 건강 성분까지 따로 고려했다고 한다.

각 캐릭터의 색상에 맞춰 천연 성분인 치자와 레드비트를 넣었고, 건면을 사용해 칼로리도 줄였다.

나트륨 함량을 라면업계 평균 대비 22% 낮추고 맵기도 줄였다.

그 결과 이 제품은 출시 두 달여 만에 30만개 가까이 판매됐다.

이번 어린이날을 기념해 우유·라볶이·파우치 음료 등 21종의 상품군으로 모습을 넓혔다.


이은관 BGF리테일 전략MD팀장은 "그간 편의점 업계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어린이 전용 상품을 출시하면 점포의 객단가가 올라 가맹점 수익도 늘어난다"며 "부모와 어린이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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