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마켓에 등장한 신상 디저트가 20·30대 중심의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카스테라 롤크림떡'이다.
동서양이 합쳐진 듯한 이름의 이 음식은 겉에서 보면 카스텔라 크림빵이요, 식감은 부드러운 쌀떡이다.
지난 3월 G마켓이 '미미스상회'와 함께 만들어낸 야심작이다.
미미스상회는 연 매출 60억원을 올리는 떡 맛집이다.
중소판매자(셀러)이지만 지난해 G마켓의 떡 카테고리 누적 매출액 1위로 검증을 거쳤다.
떡 맛집을 찾아 카스텔라와 결합한 이색 음식을 만들어낸 주역은 바로 김찬희 카테고리 매니저(CM). 김 CM은 콘셉트 기획부터 제품 구성, 7차례에 걸친 자체 평가, 패키지 및 상품 상세 페이지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G마켓과 미미스상회는 이전에도 '크림치즈 곶감찰떡'이란 공동기획 상품으로 한 차례 손발을 맞춘 적이 있다.
전통 떡 형태를 유지하되 앙금에 크림치즈와 곶감을 활용한 퓨전 떡이었다.
당시에도 김 CM은 제품 콘셉트와 맛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출시 과정에 참여했다.
곶감찰떡을 계기로 미미스상회는 판매가 활발해지며 G마켓 떡 카테고리 1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김 CM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곶감찰떡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G마켓에서 판매하는 미미스상회 떡의 주 고객층은 40·50대 연령에 집중돼 있던 것이다.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을 '한 방'이 절실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빵덕후' 김 CM은 젊은 세대의 입맛을 겨냥해 빵과 떡을 접목한 신개념 '베이커리 떡'을 제안했다.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로 젊은 세대가 약과·개성주악 등 전통 디저트에 관심이 커진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상품 기획의 관건은 전통 떡의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길쭉한 카스텔라 크림빵의 외관을 구현한 카스테라 롤크림떡이 탄생했다.
전통 '말이떡' 제조 방식을 응용한 결과였다.
표면에는 직접 구운 포슬포슬한 카스텔라 가루를 입히고, 속에는 우유크림과 고구마무스를 섞은 '고구마 생크림'을 가득 채워 빵과 같은 맛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살렸다.
한 세트에 약 200g인 대형 롤크림떡을 6줄로 가득 채웠다.
김 CM은 "빵과 떡은 만드는 방식은 물론 식감과 형태, 크기까지 전혀 달라 두 양식을 잘 조합해 '새롭지만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맛'을 구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빵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떡 고유의 식감을 살리려다 보니 크기와 형태를 여러 번 조정해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약 3개월간 7번의 수정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제품은 출시 3일 만에 1000여 개가 판매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G마켓 디저트 카테고리 베스트 50위 안에도 이름을 올렸다.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이 4050세대를 앞질러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점도 성과다.
[박홍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