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츠 취임 일성
“美는 정치 간섭 말아야
유럽은 강하고 단결돼”
2차 투표 끝 가까스로 선출
트럼프 측 극우 AfD 지지에
“극단주의 구별해야” 일침
7일 프랑스·폴란드 방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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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 [AFP = 연합뉴스]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2차 의회 투표 끝에 가까스로 총리직 선출된 직후 미국에 내정간섭을 삼가라며 경고를 날렸다.
이날 공영방송 ZDF와 인터뷰에 나선 메르츠 총리는 최근 미국에서 “황당한 발언들”이 나왔다며 “미국 정부가 독일 국내 정치 전반에 간섭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이번 미국 대선 캠페인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월 총선을 앞두고 일론 머스크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극우 독일대안당(AfD)에 대한 지지를 표한 데 대한 일침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2일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이 AfD를 반헌법적 단체로 지정하자,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위장된 폭정”이라며 “독일은 이런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미국이 극단주의 정당과 정치 중심의 정당을 명확히 구별할 줄 안다고 항상 믿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일이 직면한 세 가지 과제로 이민문제, 경제문제와 함께 자유와 평화에 대한 전례 없는 위협을 꼽았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있어서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입장을 전할 것이라며 유럽의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강하고, 행동력이 있으며, 상당히 단결돼 있다”며 “우리는 미국보다 많은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고 유럽은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독일과 프랑스의 유럽 엔진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며 “주권, 안보, 경쟁력이라는 유럽 아젠다를 가속화할 차례”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독일이 더욱 강해지고, 유럽과 대서양 관계에서 독일의 리더십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메르츠 총리는 이날 1차 투표에서 전후 독일 사상 처음으로 총리 선출이 부결되는 사태를 딛고, 2차 투표에서 가까스로 승리했다.
독일은 작년 11월 올라프 숄츠 연정이 붕괴된 이후 6개월 만에 총리를 선출했으나 선출 과정에서부터 불안한 지지 기반을 드러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1차 투표에서 전체 630표 가운데 310표를 받아 과반(316표)에 미달하며 신임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
CSU) 연합과 연정 파트너인 SPD의 의석수가 총 328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8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다.
그는 이후 2차 투표에서 325표를 받으며 가까스로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이에 대해 “안도감과 동시에 피로감이 밀려온다”며 “민주주의 국가라면 어디든 이런 문제는 가끔 있는 법이고 아름다운 방식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같은 날 선출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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