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핑거 퓨어베이비 개발진 인터뷰
18개월 공들인 친환경 젖병
15% 가볍고 변색 없어 호평
출시 2개월 만에 점유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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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유한킴벌리 서초연구소 수석부장(왼쪽)과 장소현 유한킴벌리 그린핑거 베베그로우 마케팅 부장이 젖병 신제품을 들고 있다. /이승환 기자 |
통상 유아용품은 신제품이 출시돼도 점유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이미 입소문으로 검증된 안전한 제품을 선호하고, 사용하던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의 신제품 젖병 ‘그린
핑거 베베그로우 퓨어베이비’(퓨어베이비)는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특이한 상품이다.
출시 두 달도 되지 않아 유한킴벌리 자사몰 기준 젖병 판매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젖병 개발에 참여한 문성진 유한킴벌리 서초연구소 수석부장은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연내 퓨어베이비 판매 비중이 자사몰 기준 5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문성진 유한킴벌리 서초연구소 수석부장은 “국내 최초로 식물 유래 소재를 적용한 영유아 젖병으로, 이 제품이 젖병 시장 트렌드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연구진이 출시 초반임에도 제품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독특한 소재와 소비자 불편을 세심하게 살핀 디자인에 있다.
문 부장은 “이 제품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품질과 안전성, 편의성을 두루 갖췄다”고 설명했다.
통상 젖병 소재로는 폴리페닐설폰(PPSU), 폴리아미드(PA), 유리, 실리콘 등을 쓰지만 퓨어베이비는 피마자(아주까리) 유래 원료가 45% 함유된 바이오 PA를 채택했다.
문 수석부장은 “PPSU 젖병과 유리 젖병의 장점만을 합쳤다”고 말했다.
소재를 바꾸니 젖병이 가벼워졌다.
160㎖ 용기 기준으로 기존 PPSU 젖병보다 15% 가볍다.
장소현 유한킴벌리 마케팅부 부장은 “엄마가 먹여줄 때도, 아이가 젖병을 혼자 잡고 먹을 때도 체감이 크다”며 “가벼워서 손목에 부담이 작다는 고객 후기가 많다”고 말했다.
PPSU 젖병 대비 투명해 우유 잔량을 확인하기 쉽고, 열탕 소독·자외선(UV) 살균 소독 등 소독 과정을 여러 번 거쳐도 변색이 덜한 점에도 호평이 이어진다.
100시간 동안 UV 소독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색이 변한 PPSU 젖병과 달리 퓨어베이비는 눈에 띄는 변색이 확인되지 않았다.
퓨어베이비는 유한킴벌리가 2023년 8월 시작한 ‘차세대 젖병 개발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매출의 95%를 달성하겠다는 전사적 E
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 차원에서 시작됐다.
퓨어베이비가 사용한 식물 유래 소재는 생산 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 대비 탄소배출량이 80% 적다.
연구진은 참고할 선행 제품이 없어 제품 기획과 연구개발에만 18개월이 소요됐고, 샘플 제작과 테스트를 수백 번 반복해야 했다.
특히 장시간 열탕 소독 시 용기가 변형되는 현상을 해결하는 데 8개월이 걸렸다.
문 수석부장은 “유한킴벌리 서초연구소와 외부 전문 기관에서 여러 차례 검증을 진행하고, 유럽표준(EN14350)을 준용해 안정성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최종적으로 적합성이 검증됐다”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모니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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