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보유자 220명만 참가” 만찬 행사 발표
대통령 공직 이용해 사익 추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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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 홈페이지. (출처=홈페이지 갈무리)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일가가 발행한 가상화폐의 주요 투자자 220명을 다음 달 골프클럽으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연다.
4월 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상화폐 ‘트럼프 밈 코인’(Memecoin)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위 투자자 220명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 초대할 예정”이라며 초청 대상은 이달(4월) 23일부터 다음 달(5월) 12일까지의 보유 규모를 기준으로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 만찬은 오는 5월 22일 백악관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초청자들 가운데 상위 투자자 25명은 만찬 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환영 행사와 백악관 VIP 투어에도 참석할 수 있다.
트럼프 밈 코인 측은 “더 많이, 더 오래 보유할수록 순위가 높아진다”며 코인 매수를 독려했다.
이 같은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자 밈 코인 가격이 60% 넘게 치솟았다.
만찬에 참석하려는 투자자들이 급히 코인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을 앞둔 지난 1월 SNS 계정을 통해 자체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했다.
밈 코인은 주로 유머나 온라인 유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투기성 가상화폐로, 화제성에 따라 가치가 출렁이는 특징을 갖는다.
NYT는 이번 만찬 초대를 두고 “가상화폐 투자를 대가로 백악관 출입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체 가상화폐 발행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윤리적 갈등을 불렀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암호화폐 정책을 감독했던 코리 프레이어 역시 NYT에 “(투자자 만찬 초대는)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돈을 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페이 투 플레이’(pay-to-play) 구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직자의 권한을 사익 등을 위해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모델 S’ 차량에 시승했는데, 현직 대통령이 사실상 특정 제품 홍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4월 초에는 백악관 부활절 행사 ‘이스터 에그 롤’을 앞두고, 특정 외부 이벤트 업체에 브랜드 노출 기회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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