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제 구두 신고 사무실 나와라”...재택근무 앞장 서던 쿠팡, 출근시킨다

엔데믹에도 재택 장려했지만
불황·경쟁격화 겹쳐 위기감 고조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 <매경DB>
사실상 ‘전 직원 재택근무’로 부러움을 샀던 쿠팡이 이달부터 사무실 출근을 권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 성과와 인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달 초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재택근무 축소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쿠팡, 아모레퍼시픽 등도 재택근무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위기감이 커진 유통기업들이 인력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근무 형태를 사무실 출근 방식으로 재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부터 각 부서에 사무실 출근을 권장하고 있다.

주5일 재택근무를 하던 한 쿠팡 직원은 “이달부터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기로 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한때 재택근무 비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재택근무를 장려했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다른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종료할 때 ‘주3일 사무실 출근, 주2회 재택근무’ 원칙을 고수했다.

팀 내 협의에 따라 부서별로 100% 재택근무가 가능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재택근무 비율이 높아지자 회사 측은 재택근무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주3일 출근, 주2회 재택’ 정책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업무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부서별로 재택근무 비율이 너무 높은 곳은 사무실 출근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
아모레퍼시픽도 다음달부터 원격근무제 운영을 중단한다.

글로벌 뷰티시장 경쟁 심화와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발송한 공지를 통해 “팬데믹 이후 몇 년간의 업무 현황과 근무 형태를 리뷰하며 오랜 시간 고심했다”면서 “5월 1일부로 원격근무제도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임신 중인 직원에 대해서는 주1회 재택근무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현재 회사는 치열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경쟁력과 성장성을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소통과 유연한 업무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회사는 더욱 긴밀하고 효과적인 협업 환경을 구축하고 비즈니스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재택 등 원격근무를 도입해 운영해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즘 경기가 나쁘고, 기업들의 위기감이 상당하다.

인력 효율화와 업무 성과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택을 장려하던 곳들도 직원들을 사무실로 출근시키는 추세”라고 했다.


이달 초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7월부터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일주일에 이틀은 사무실에 출근하는 방식으로 근무제도를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본사 사옥을 잠실로 옮기는 2028년부터는 주3회 출근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2023년부터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운영했으나, 작년부터 ‘주1∼2회 사무실 출근 권장’으로 제도를 바꿨다.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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