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전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타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를 설득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국 무역정책의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통상라인의 핵심이었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주변부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가 백악관의 핵심 무역 조율자로 부상했다"며 "나바로는 밀려났고, 러트닉도 (무역) 협상에서 '악역(Bad cop)'을 맡는 인물로 재배치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통상라인들의 위상 변화는 무역정책 기조가 강경한 '보호무역'에서 합리적인 '공정무역' 기조로 이동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6일 플로리다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호관세 유예를 설득해 관철시켰다.
관세 부과를 유예해도 세계 각국과 무역 협상은 이어지기 때문에 '항복'으로 비치지 않는다는 그의 논리가 먹혀들었다.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출신인 베선트 장관이 시장과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미국의 무역정책을 합리적으로 꾸려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시행 전 유예 결정을 직접 설득한 베선트는 (통상라인에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강경한 '보호무역' 주창자인 나바로 고문과 러트닉 장관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나바로 고문의 역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정책과 관련해 조언하는 데 그칠 뿐이며 중심부에서는 밀려났다.
러트닉 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거친 언사로 논란을 빚으며 향후 각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역할로 입지가 축소됐다.
백악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러트닉의 추가 방송 출연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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