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K 히든챔피언 ◆
입자가 작을수록 자유롭다.
쓰이는 산업의 범위도 더 넓어진다.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금속 원자에 유기물을 결합해 화합물을 만드는 기술로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등
나노 단위 제조공정에 핵심적인 소재 분야를 선도하는 강소기업이 있다.
창업 15년 차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소재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대만 TSMC와 UMC에 공급한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고순도 화합물 트리메틸알루미늄(TMA)을 국산화했고, 세계시장 점유율 절반을 잡았다.
태양광 패널 강국인 중국에서도 고효율
태양전지 소재로 점유율 60%를 차지한다.
LED 소재에서 출발해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비중을 키워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1387억원과 영업이익 221억원을 올렸다.
신성장동력으로 석유화학 촉매와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 소재도 양산을 앞둬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고성능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고활성 차세대 촉매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 미국 엑손모빌이 전략적 파트너로 낙점했다.
담지촉매 공장을 완공해 메탈로센 풀패키지 공급이 가능한 기업에 등극했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핵심 소재는 연 120t 규모 양산 설비를 갖추고 미국과 중국, 한국 기업들이 테스트 중이다.
실제로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제조공장은 각종 파이프가 가득한 석유화학 공장 축소판이었다.
청결한 제조설비와 철저한 안전관리 구호가 곳곳에서 경각심을 일으켰다.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고객사의 오디트(Audit·품질 검사)가 진행되니
삼성전자 클린룸 수준으로 현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며 "유기금속화합물 제조 플랜트 설계 기술도 독자 개발해 제조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석유화학 연구소 출신으로 2000년께 첫 창업을 상장까지 일군 연쇄 창업가다.
2010년 두 번째 창업은 차별화된 경쟁력에 맞췄다.
김 대표는 "과잉 경쟁에 휘말리지 않게 기술적 난도를 높이고 부피를 줄이면서 단위당 단가가 비싼 소재를 사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수익성에 따라 아이템도 조정하며 균형을 맞춘다"며 "정보가 보편화되고 제조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객사의 신뢰와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품질을 인정받은 TMA 제품은 원료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t당 1억원은 너끈히 넘는다.
하프늄이나 지르코늄 등 차세대 D램 소재는 g당 5달러 안팎이니 t당 70억원에 달한다.
세종시에 터를 잡은 것도 제조설비 확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재 5개 제조공장이 인근에 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소재를 수익성에 따라 조율하고 미래를 대비해 새로운 소재 제조설비에 투자하는 구조를 안정적으로 갖출 것"이라며 "배터리와 석유화학 촉매 등 신성장동력 부문은 2~3년 후 본격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머크나 듀폰 같은 글로벌 소재 기업처럼 다양한 아이템을 보유하고 업황에 따라 조정하는 안정적 경영 구조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투자 및 경영컨설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것도 신산업동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출자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기 위함이다.
그는 올해 포스코청암상 기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고, 세종시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세종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다.
[천안 이한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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