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수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글로벌 생산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배터리 기술 투자를 대폭 늘린다.
이와 더불어 미국 내 1위 전력 회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 정체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여전히 수년 내 전기차 시장 도래를 예견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반등했을 때 준비돼 있지 않다면 시장 회복 탄력성을 따라갈 수 없다는 의미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5~203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삼성SDI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GM·스텔란티스와의 JV뿐만 아니라 헝가리 공장 시설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전고체·리튬인산철(
LFP)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해 양산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삼성SDI의 시설 투자 규모는 2019년 1조7000억원대에서 2024년 6조6000억원대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위축에 따라 투자 효율화를 추진할 예정이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 기술 확보와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향후 수요 회복 시점에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SDI는 지난 13일 넥스트에라에너지와 4374억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최근 매출액 대비 1.93% 규모다.
넥스트에라에너지에 공급하는 제품은 '삼성 배터리 박스(SBB)'로 규격화된 20피트 컨테이너를 이용해 배터리를 포함한 안전·공조 장치를 통합한 완제품이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수주 확대, 비용 혁신을 통해 캐즘(Chasm)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 사이클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 주가는 이날 유상증자 발표로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날보다 6.18% 하락한 19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는 5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추동훈 기자 / 김정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