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패션 별로입니다, 다시 입으세요”...이것까지 해주는 비서, 알고보니

아마존 알렉사 플러스 공개
음성 AI어시스턴트 알렉사에
생성형 AI 적용해 업그레이드
식물 보여주면 관리방법 제시
패션 인테리어 관련 조언까지
애플 시리는 개발 속도 더뎌

아마존 알렉사 플러스가 탑재되는 아마존 디바이스 <사진=아마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개인 AI 어시스턴트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인의 생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AI 어시스턴트를 만들기 위해 아마존,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미국 아마존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알렉사 플러스’ 공개 행사를 열었다.

아마존이 공개한 음성 AI어시스턴트 ‘알렉사’에 생성형AI를 적용해 업그레이드한 것이 ‘알렉사 플러스(+)’다.


이날 공개된 알렉사 플러스는 챗GPT의 어드밴스드 보이스 모드처럼 뛰어난 음성 인식능력과 대화 능력을 보여줬다.

알렉사 플러스는 다양한 지식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AP통신, 로이터, 워싱턴포스트 같은 언론사로부터 실시간 뉴스를 검색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아마존의 AI어시스턴트 전략에는 ‘스마트 홈 디스플레이’가 중심에 있다.

이날 행사에서 모든 데모는 아마존의 스마트홈허브인 ‘에코 쇼(Echo Show)’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에코 쇼는 스마트홈에 연결된 모든 디바이스를 관리하는 중앙 컨트롤 기기이면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서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기기다.

과거 아마존의 AI어시스턴트가 ‘스피커’ 중심이었던 것에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에코 쇼를 통한 알렉사 플러스 인터페이스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음성 외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작해 알렉스 플러스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스마트 캠인 ‘링’의 녹화 영상을 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에코 쇼 디스플레이에 탑재된 카메라로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알렉사 플러스는 카메라로 사용자를 관찰할 뿐만 아니라, 알렉사 플러스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답을 해주기도 한다.

생성형AI의 멀티모달리티 능력이 적용된 것이다.

아마존에 따르면 식물을 보여주면서 관리 방법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있고, 패션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할 수도 있다.


2월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파노스 파나이 아마존 디바이스 및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아마존

알렉사 플러스는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단어로 사진첩을 검색하거나, 음악을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마존의 키즈 서비스에도 알렉사 플러스가 도입된다.

새로운 키즈 플러스에서 알렉사는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더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된다.


아마존은 기존에 존재하던 알렉사 서비스에 생성형AI를 도입하면서 개인 어시스턴트 경쟁에서 앞서나가게 됐다.

애플이나 구글의 스마트폰 기반 AI 어시스턴트의 발전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 이미 스마트홈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아마존이 기존 서비스들에 생성형AI를 빠르게 도입한 모습이다.

구글이나 애플에 비해 AI어시스턴트 공개는 늦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알렉사 플러스가 많은 서비스에 적용 되어있음을 보여줬고, 다양한 고객 유스케이스도 찾아냈다.


고객들의 알렉사 플러스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해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 모두에게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수를 뒀다.

원래는 월 20달러를 지불해야하는 서비스다.

아마존의 이런 전략은 1억8000만명에 달하는 아마존 프라임 구독자를 사용자로 끌어들여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알렉사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AI 어시스턴트는 애플의 ‘시리’다.

애플은 지난해 애플 인텔리전스와 생성형AI가 도입된 ‘시리’를 공개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이를 정식 서비스로 출시하고 있다.

애플은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AI 어시스턴트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현재 나온 버전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블룸버그의 애플 전문기자인 마크 거먼은 애플 내부자들의 말을 인용해 2027년 iOS 20이 나올 때가 돼야 시리가 진짜 대화형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직 서드파티 업체와 연결도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챗GPT도 제한적인 용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홈에서 시리의 적용은 스마트폰 시리가 안정화된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도 스마트 홈에 AI 도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 처럼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홈 허브가 곧 출시될 에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의 시리가 스마트 홈에서도 나의 생활을 도와주는 모습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생성형AI 개발 역량이 경쟁사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구글 제미나이, 아마존이 앤스로픽의 클로드를 사용한 것처럼 AI 기업들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1월 공개된 갤럭시S25와 갤럭시 AI에는 구글의 제미나이가 중요 AI엔진으로 들어왔다.

제미나이와 음성으로 대화를 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서 일정을 추가하는 등 AI 비서처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제미나이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을 갖춰 사용자가 보는 것을 함께 보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만들고 있는 스마트안경에도 제미나이가 탑재될 경우 AI 어시스턴트의 역할을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갤럭시에서도 서드파티 앱은 스포티파이, 와츠앱 정도만 통합된 상태다.

택시호출, 음식배달, 식당예약 같은 반복적인 일상업무를 AI어시스턴트에 맡기기 위해서는 갤럭시 AI 생태계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나아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스마트홈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이용해 갤럭시와 스마트홈을 연결하고 있다.

빅스비가 스마트홈을 연결하는 음성 비서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용 스마트폰에서부터 스마트홈까지 심리스(Seamless·끊김없이)하게 연결되는 통합된 AI어시스턴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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