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산업용로봇, 바이오 등 한국의 미래 첨단산업의 산업경쟁력이 줄줄이 중국에 역전당했다.

중국의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 현상이 다른 첨단산업 분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중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최근 로봇 관련 기술을 공개하며 오픈소스 대열에 합류했다.

일명 로봇판 딥시크의 등장이다.


10일 매일경제가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내 주력 산업과 유망 신산업의 경쟁력을 중국과 비교 분석한 결과 적층제조(3D프린팅) 부문은 한국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4.7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3.5년)와 바이오 플라스틱(3.4년), 탄소섬유복합소재(3.1년) 등도 격차가 3년 이상 벌어졌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한중 산업 격차는 1.7년이었고,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1.7년)과 세포치료제(1.5년) 등 의학·바이오 부문도 1년 이상 차이가 났다.

산업용 로봇 역시 중국이 한국보다 0.9년 앞서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소재·부품·제품으로 이어지는 균형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주요 산업의 생산과 수출이 세계 5~10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요국들이 첨단 소재와 기술 집약형으로 방향을 옮겨 가는 데 반해 한국은 새로운 산업지도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이 추산한 한국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27.3%로 선진국은 물론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30%에 못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소득 3만달러'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의 글로벌 제조기지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고,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1970년대에는 최첨단 기술을 신속하게 따라잡을 수 있는 세련된 수출 유망 산업을 선정하고, 그 산업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생산요소를 공급했다"며 "이제는 경쟁국의 첨단산업 기술 굴기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해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산업지도를 다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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