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와 달리
고려아연은 부동산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산 중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은 '기술'입니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홈플러스 사태는 저도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하고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사모펀드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부동산 대신 기술, 사람, 자회사 등 미래 핵심 자산이 팔려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세일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다.
최 회장의 지적은 이 같은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 우선 전략을 고려할 때
고려아연의 기술력과 조직을 비롯한 핵심 자산도 회사의 장기 성장과 관계없이 매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예를 들어 인터배터리 전시관에서 소개한 '올인원 니켈제련소'처럼 2년 정도만 우리가 잘 가꾸면 가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며 "이런 사업을 (사모펀드가) 당장 괜찮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매각해버린다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사업도 마찬가지고, 수십 년간 장기 계획을 가지고 키워 나가야 하는 사업이 많이 있다"며 "5~10년 뒤 엑시트(투자 회수)를 고려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도 많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이번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집중 조명한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자회사 켐코가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생산시설로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는 니켈 중간재인 MHP, 니켈매트뿐만 아니라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블랙매스, 양극 스크랩 등 다양한 원료를 조달해 니켈을 생산한다.
최 회장은 "시장 가격에 따라 원료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식으로 유연한 생산이 가능해 중국산 정광(원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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