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단한 쇼" 연출 먹혔나 백악관 굴욕 후 두손든 젤렌스키

트럼프 연설중 우크라 국기 든 美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연설하는 동안 야당인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오리건주)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반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이건 대단한 TV(쇼)가 될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준비한 드라마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서로 고성을 지르며 마친 정상회담에서 "장담한다"면서 당시 분위기를 이같이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이 됐다.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같이 역정을 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기 투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서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개발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이 그동안 전쟁을 지원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확보하는 내용이 협정의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서 "나와 나의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며 "우크라이나는 광물·안보에 관한 협정에 귀하(트럼프)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측에 화해의 뜻을 전하며 포로 교환을 비롯해 공중·해상에서 즉각 휴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행으로 끝난 회담과 관련해 "백악관에서 있었던 우리의 만남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전개돼 유감"이라며 "이제 바로잡을 때"라고 적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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