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입는다고 다 신사냐”...이게 우리의 정장이라며 우크라가 공개한 사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여성이 정장 발언을 비꼬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AFP연합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정장을 입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서 당한 외교 결례에 대해 시위와 캠페인으로 답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군복 차림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소인 백악관에 나타난 젤렌스키에 대해 “오늘 완전히 차려입었다”고 비꼬는 듯이 말했다.


이에 앞서 한 기자도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았느냐”며 “정장이 있기는 한가요?”라고 조롱조로 질문했다.


이후 이날 회담이 고성 끝에 소득 없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례한 옷차림으로 파국을 자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군복 스타일의 복장을 고수해 왔다.


이날의 언쟁 이후 젤렌스키가 SNS를 통해 “미국에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고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자원 협정서를 보내왔다”고 밝히는 등 약자인 우크라이나의 사과로 아직 양국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진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미국이 군사적인 협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제스처까지 내보이자 정상 회담에 참석했던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코미디언 안톤 티모셴코는 X에 바짓단 아래로 정강이 피부가 드러나 보이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의 사진을 공유하며 “이런 자들이 정장을 논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J.D. 밴스의 살이 노출된 정장 차림을 비웃은 우크라이나 코미디언의 SNS. 안톤 티모셴코 X 캡처
3년 전 전쟁 초부터 기가막힌 홍보로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북돋은 정부의 온라인 캠페인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산하 모금 플랫폼 ‘유나이티드24(United24)’는 4일(현지 시간) “전쟁이 끝나면 양복을 입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이 새겨진 한정판 티셔츠 100장을 제작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군을 위해 24달러 이상 기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모든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방위 지원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나이티드24’ 공식 홈페이지 모금 설명을 통해 “모든 것에는 때와 장소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했다.

우리 모두 정장을 입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후원을 호소했다.


이어 공개한 사진에는 ‘우크라이나인에게는 우리만의 정장이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군장을 착용한 군인들, 피 묻은 수술복을 입은 의사, 폭격 현장에서 시민을 꺼내는 구조대와 소방관 등이 담겼다.


군복을 입고 여군과 악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다리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한 채 우크라이나 전통 복장을 하고 패션쇼 무대를 걷는 우크라이나인의 모습도 있다.


외무부는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근무복을 군복으로 갈아입었고, 다른 이들의 일상적 복장도 희생과 구호의 상징이 됐다”며 “전쟁을 치르는 동안 우크라이나인들의 복장이 달라 보일 수는 있지만, 모두 최고의 품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공개한 다리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한 채 우크라이나 전통 복장을 하고 패션쇼 무대를 걷는 우크라이나인의 사진. 캡션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정장을 입고 있다고 영어로 썼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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