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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심플러스' PB. 홈플러스 |
홈플러스가 자체브랜드(PB)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가 PB'를 선언했다.
식품과 비식품 PB를 아울러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소비자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2일 기존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를 '심플러스' 메가 PB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심플러스는 홈플러스가 '꼭 필요한 품질만 심플하게, 홈플러스가 만든 가성비 브랜드'라는 슬로건 아래 만든 통합 PB다.
식품·비식품 상품 1400여 종을 아우른다.
가성비가 주력인 기존 심플러스와 고품질의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결합한 이른바 메가 PB다.
회사 측은 PB 단일화를 통해 '홈플러스=심플러스' 공식을 소비자에게 강력하게 각인할 계획이다.
식품을 필두로 한 가성비 품목이 대형마트의 경쟁력 척도로 떠오른 가운데 가성비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PB에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다.
이번 PB 개편은 홈플러스 핵심 상품군의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필수 품질에만 집중해 비용을 절감하고 그만큼을 가격에 재투자해 가성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다.
완성도나 성능을 과도하게 높여 가격 경쟁력을 잃기보다는 가성비 정체성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회사 측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연중 최적가'에 제공해 고물가 시대 최선의 선택지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밀키트와 냉장 간편식 120여 종은 특화 PB로 강화해 간편 미식 브랜드 '홈밀'로 운영한다.
2000년 280종으로 시작한 홈플러스 PB는 현재 1400여 종까지 확대됐다.
라면, 무라벨 생수, 김치, 물티슈, 화장지 등 여러 다양한 품목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는 심플러스로 메가 PB를 운영한다고 발표한 지 약 열흘 만에 매출이 대폭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 동안 P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급성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자릿수대 매출 성장을 보인 PB가 통합 PB 선언 이후에 본격 급물살을 탔다.
전체 상품에서 PB 비중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3%로 대폭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신제품이 대거 늘어난 병통조림(347%), 스낵(59%), 커피(186%), 조리용품(64%) 등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약진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해 심플러스 생활용품 매출도 전년 대비 91% 크게 뛰었다.
1000~1만9900원 균일가로 판매하며 가성비를 높인 결과다.
특히 화장지(100%), 일회용품(57%), 주방소모품(122%), 밀폐용기(122%), 수납(388%) 등이 매출 신장률 상위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는 '심플러스 정전기·물걸레 청소포'(6종·2000원)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약 60만개 팔렸다.
'심플러스 스카겐 바스켓'(9종·1000원)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약 50만개, '심플러스 종이컵'(184㎖·50개·890원)은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약 41만개 판매됐다.
홈플러스 측은 "이러한 매출 성과는 먹거리부터 생활용품까지 단 한 번의 쇼핑으로 필요한 제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만의 편의성과 '짠물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홈플러스 단독 상품군이 주효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실내 생활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맞물려 생활 밀착형 상품군이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2023년 9월부터 PB 제품을 몽골 시장에 수출했다.
몽골 지역 할인점, 슈퍼마켓 13개 매장에서 홈플러스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4개 매장에서는 '홈플러스 PB 존'을 별도로 구성했다.
몽골 소비자의 한국 상품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매장의 '홈플러스 존' 안내 문구와 상품은 한글을 활용해 만들었다.
몽골 현지에서 PB 상품은 한국 상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에 거주해본 몽골인들이 주로 찾는 종합캔디, 물, 사이다, 콜라 등을 비롯해 지난해 7월 출시한 모카골드 믹스커피가 대표 인기 상품이다.
몽골 현지에 제조업이 부족해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화장지 등 한국산 일상용품도 매출 호조세다.
홈플러스는 몽골에 이어 2023년 11월 대만에 PB를 수출했고 태국과 필리핀으로의 수출 다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전체 협력업체 중 심플러스 생활용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업체는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60% 늘었다.
매출로는 91% 성장했다.
신규 업체 진입 장벽을 낮춘 '조인어스 파트너스' 입점 상담 시스템을 운영하고 'PB 상품 몽골 수출'로 협력업체의 해외 진출에 다리를 놓는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PB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여 심플러스를 올해 말까지 2000개 이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늘도 심플러스 하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라면·우유·김치 등 먹거리부터 간식·디저트류, 일상용품·차량용품 등 생활 밀착형 상품군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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