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출신 실버타운 전문가
공빠TV 문성택 대표 인터뷰
아내와 전국 실버타운 돌며
알짜 정보 유튜브 통해 제공
“아파트에 공동식당 만들면
노인 일자리·건강 한방 해결”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느냐 여부에 따라 노후의 삶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실버타운에 계신 시니어들이 보통 10~15년 젊게 보이는 이유가 건강한 식사가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
유튜브채널 ‘공빠TV’의 문성택 대표(57)는 국내 최고의 실버타운 전문가로 손꼽힌다.
본업이 한의사인 문 대표는 아내와 함께 전국의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후기를 2021년부터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면서 인기를 얻었다.
현재 구독자 24만명으로 실버타운 관련 분야에선 독보적이다.
한의사로서 많은 노인들을 접한 그는 75세가 되면 신체가 급격히 쇠약해질 뿐 아니라 우울감은 커지고 입맛도 없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실버타운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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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실버타운 전문가로 손꼽히는 유튜브채널 ‘공빠TV’의 문성택 대표. <이승환기자> |
미국과 일본은 실버타운이 각각 3만여곳, 2만3000여곳으로 선택지가 넓다.
반면 우리나라는 100여개에 불과하다.
문 대표는 “그나마도 지역과 소득제한을 두는 곳이 많아 보통의 어르신들이 갈수 있는 곳은 25곳, 입소 가능 인원 기준으로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해 1000만명을 넘었는데 실버타운을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고령인구의 0.1%도 안되는 셈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도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실버타운은 아주 나이가 많은 노인이 간다거나, 일반인은 가기 힘들 정도로 비싼 곳이라는 인식이 많다.
문 대표는 “실제로는 1인 기준 보증금 약 3억원, 월 100만~150만원이면 생활할 수 있는 실버타운도 여럿 있다”면서 “제가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시니어들에게 쉽게 떠먹여드린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공빠라는 유튜브 채널명은 ‘공부하여 빠르게 나누는 채널’의 줄임말이다.
그는 “공동주택인 아파트에 식당을 설치하면 실버타운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우리나라가 실버타운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확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식당을 통해 노인들과 아이들에게 균형 있는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도 제공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문 대표는 정부가 아파트 재개발·재건축을 허가할 때 공동식당과 주간보호센터를 의무적으로 넣으면 기존 아파트도 실버타운으로서 충분히 역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인기였는데, 초고령사회를 맞아 앞으로는 노인복지관을 품은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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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실버타운 전문가로 손꼽히는 유튜브채널 ‘공빠TV’의 문성택 대표. <이승환기자> |
다만 기존 아파트의 경우 식당을 운영하려면 관리비가 늘어나는 부담이 있는 만큼, 입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문 대표는 실버타운이 시니어들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실버타운 공급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과 민간이 합작해 실버타운을 만드는 구조로 가면 서민들이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실버타운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시니어 레지던스 건축기금을 만들고, 재원을 국민연금을 통해 마련하는 방법을 검토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기금에서 연 6% 수준 금리로 실버타운 사업장에 대출해주면 국민연금은 안정적 수익을 얻고, 사업자들은 높은 대출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앞으로 본업인 한의사 못지않게 실버타운 정보제공자로서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는 “시니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주거지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저의 목표”라면서 “어르신들에게 내집 말고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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