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매출 2.6배 늘어
매출 의존도 美서 58%...2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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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서 선보인 SK하이닉스의 HBM3E 16단 제품 실물과 샘플 [사진 = 연합뉴스] |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미국 빅테크 고객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한 만큼 정치·정책적 변수에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4억5800만달러(약 66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지만, 지금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반면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TSMC와
SK하이닉스의 협력 가능성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에서 협력할 경우 미국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 ‘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33조4859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12조5419억원)보다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매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외 지역별 매출 합계(46조4259억원)에서 미국은 58%(27조3058억원)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은 서버·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집중된 만큼 향후에도 매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빅테크 고객의 HBM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 있게 증가하면서 고객 기반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ASIC(주문형 반도체)는 오픈AI,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빅테크발 AI 메모리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생산할 HBM 물량을 이미 완판했다.
올해는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상반기 중 HBM3E 16단을, 하반기에는 6세대 HBM4 맞춤형 제품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미국 빅테크를 대상으로 영업·판매 활동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최근 류성수 HBM 비즈니스 담당(부사장)을 미주법인장으로 선임했다.
류 부사장은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고객과의 협력을 주도해온 인물로 앞으로
SK하이닉스의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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