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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전현직 대학 운동선수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한 NCAA 측 규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미국 정부가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하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비자를 영구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다.
이는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 시각) 가디언이 인용한 미국 국무부 외교문서에 따르면 전날 미국 정부는 전 세계에 있는 비자 담당자에게 “미국에서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려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라”고 했다.
또 미국 비자 신청서에 출생 성별을 허위로 기재한 사람에 대해서는 비자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정부는 트랜스젠더 비자 신청자에 대해 미국 이민·국적법 중 ‘위증’ 항목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조항은 비자 신청자가 중대한 사실에 대해 고의로 허위 진술하면 비자 발급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을 어기면 평생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직원들에게 “신청자가 여행의 목적이나 성별을 속여 기재한 것으로 의심될 때 부적격 판단을 내리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국무부 교육문화국(ECA)은 생물학적 남성인 운동선수가 여성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지침을 낼 예정이다.
이는 2028년 LA 하계 올림픽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성전환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는 미국여자축구리그(NWSL)와 미국 여자 프로농구(WNBA), 향후 미국에서 열릴 수 있는 여자 월드컵 예선 경기 등에도 이번 지침이 적용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운동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말 것을 지시한 후에 나온 것이다.
지난 2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자의 여성 경기 출전을 허용한 각급 학교에 모든 연방정부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여권에 출생 성별만 기재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배우 헌터 셰이퍼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며 14살 때 여성으로 성전환했다.
셰이퍼는 최근 여권을 분실한 후 새로 발급받았는데, 새 여권 속 성별이 남성을 의미하는 ‘M’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분실 전 여권에는 여성을 뜻하는 ‘F’로 표시돼 있었다.
셰이퍼는 동영상으로 이를 공개하면서 “현재 우리나라 행정의 직접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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