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건축 전시회 'IBS 2025'에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인공지능(AI) 홈 구현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앞으로 먹거리는 B2B(기업 간 거래)다.

올해 미국 B2B 시장에서 작년에 이어 60% 이상 성장하겠다.

"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S)사업본부장(사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 202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LG전자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에서 구축한 리더 위상을 B2B에서도 확보한다면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류 사장은 "가전에서 공조까지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거주 환경에 맞춘 '토털 공간 솔루션'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 중인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빌더(건설사업자) 시장은 미국 생활가전 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수십 년간 GE와 월풀 등이 이끌어온 빌더 시장에 LG전자가 본격 진출해 B2C에서 보인 성공 스토리를 쓰겠다는 말이다.


류 사장은 "지난해 미국 빌더 시장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64% 성장했다"며 "지난해 '3년 내 미국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 톱3가 되겠다'고 밝힌 목표는 순항 중"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앞서 2023년 전문 영업조직인 'LG 프로 빌더'를 신설하고 빌더들에게 냉장고·세탁기·오븐 등 각종 맞춤형 가전제품을 패키지로 제시하는 '공간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류 사장은 특히 "에너지 고효율 제품으로 B2B 시장을 점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건조기의 90% 이상이 최대 90도 이상 고온을 내는 배기식인데 이를 배기관이 필요 없는 LG전자의 히트펌프 건조기로 바꿀 계획이라고 했다.

류 사장은 "유럽에서 히트펌프 건조기 비중은 10년 전 5% 미만에서 이제 90% 이상으로 바뀌었다"며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속도가 잠시 느려질지언정 에너지 효율이라는 대세를 결국은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사장은 B2B에서도 B2C처럼 프리미엄 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하향식 전략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딩을 먼저 확고하게 해야 제품이 오래가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SKS'로 리브랜딩하고 이번 디자인·건축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한편 류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유연 생산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일 당장 어떤 규제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느 생산지에서도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 생산체제를 갖췄다"며 "상황별 시나리오에 맞추면 남들보다 더 경쟁력 있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만일 멕시코 현지 생산이 문제가 된다면 대안으로 한국이나 미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가장 유리한 곳으로 생산지를 유연하게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고 값비싼 미국 철강을 사용하게 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류 사장은 "불리한 정도가 경쟁사보다 덜하다면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플레이북은 경쟁 상황까지 감안해 준비를 해놓았고 이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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