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 손잡나 ◆
25일 '코리아 원팀' 양해각서(MOU) 체결로 한국형 구축함(
KDDX) 사업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한 발씩 물러설지 주목된다.
KDDX 사업이 지체되면서 해군이 이지스함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방위사업청도 더 이상 사업자 결정을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기술로 6척의 한국형 구축함(미니 이지스함)을 건조하는
KDDX 사업은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따냈다.
다음달 열리는 방위사업청 분과위원회에 이어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내용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와 '후속함 건조' 사업의 방식이다.
방위사업청이 25일 밝힌 입장은 "이번 MOU는 함정 수출 사업에 관한 것으로,
KDDX 사업과는 관련이 없다"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모두 "수출에서 협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국내 사업은 기존 입장대로 간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의 초계잠수함사업(CPSP)에서
한화오션이 수출 마케팅 주도권을 가져가게 됐고,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증강 사업도 잠수함 도입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MOU 체결의 실질적 수혜자는
한화오션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이번 MOU는 적대적인 경쟁 구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방산업계는 본다.
한 방위산업 전문가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업체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해군 전력 증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어느 한 업체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방식은 양사 체제에서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도 지난해 말 양측 대표와 만나 일단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비롯한 수출과 관련해 협력하는 한편
KDDX 사업에서도 대승적 자세를 당부한 바 있다.
업체들의 속내도 승자 독식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주에 실패하면 관련 기술인력을 관리하는 게 너무 어려워진다"며 "인력을 키울 때 들어갔던 비용도 문제지만 이들이 회사를 떠나기라도 하면 그 분야에서 수주 가능성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털어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어떤 업체도 수상함·잠수함 중 하나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며 "사업 참여자들이 상호 신뢰 속에 경쟁하는 구도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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